Charmant Un Reve
‘수사학’ 실천하기 – 철학적 글쓰기 본문
1. 나는 누구인가?
2. 나는 왜 사는가?
3.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사람들은 반 정도 농담 삼아 '태어난 김에 사는 게 아니잖아'라고 이야기하고는 하지만, 나는 사실 이게 왜 틀린 말인지 잘 이해를 못하겠다. 태어나는 것은 우리의 인지 속에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기에 우리 모두는 일단 태어났으니 살아가 보고 있는 것이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소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가고 살면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내가 감정을 갖고 사고를 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생존하고자 하는 의지를 무의식 속에 갖고 있고, 우리 인간도 그러하지만, 인간만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는 이유는, 인간이 사고하고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도 똑같다. 인간은 시기심과 질투심을 가지고 있어 주변 생명체와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자 살아가고, 죽음을 결심하던 순간에도 이 더러운 세상을 바꾸겠다고 다짐하고 사고하여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삶의 과정에는 모순점이 존재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그러하다. 찰나를 즐기기 위해 영원에 투자하고,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가 만든 속박과 굴레에 스스로를 가둔다. 그럼에도 이것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 된다. 언젠가는 이 모순에서 탈피하여 찰나를 즐기고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는 경지에 이르기 위해 살아가며, 이게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나다. 이렇게 열반의 경지에 오르고(불교 신자는 아니다. 무교지만 열반의 경지라는 말을 좋아해서 차용하였다.) 싶어 때로는 스스로를 이상향이라는 틀에 가두기도 하고 때로는 그 틀에 싫증을 내면서도 어찌 되었든 영원을 위해 그 틀에 끼워 맞춰 살아가는 사람이며, 그렇게 성공하는 것이 자신의 존재 이유라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성공이 어쩌면 세계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믿으면서, 지적인 호기심과 자극에 대한 이끌림을 원동력 삼아 이 믿음에 박차를 가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이끌림을 느낀 대상이 있으면 그것에 일정 수준 이상의, 강한 정과 사랑을 아낌없이 주면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아가고, 그렇게 차차 나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때로는 이러한 나라는 사람의 특성이 타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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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과 3번의 물음이 문자 그대로 다른 의미라는 것은 알겠는데 처음에 대답을 찾으려고 할 때 자꾸만 겹쳐졌다. 왜 그런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내 답은 이렇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본문을 시작하면서 ‘태어난 김에 사는 것’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유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주어진 세 가지 물음의 숨은 포인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어에서도 to 부정사 부사적 용법에서 목적으로 해석하느냐, 결과로 해석하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She grew up to be a teacher.’이라는 문장을 자주 인용하고는 한다. 목적으로 해석하면 ‘그녀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자랐다.’가, 결과로 해석하면 ‘그녀는 자라서 선생님이 되었다.’가 된다. 우리가 자라고 살아가는 목적이 선생님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후자로 해석을 한다. 전자로 해석한다면, ‘그녀’가 선생님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 자라고 살아가는 것에 가치는 사라지는 것이다.
다시 수사학 이야기로 돌아가서, 주어진 세 물음 중 2번 물음과 3번 물음을 잘 구별하지 못했다면, 이는 필히 우리가 목적과 과정, 결과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지만, 그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고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소멸이 두려워서일지도 모르고, 그냥 태어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죽을 줄을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단순하다는 뜻이다. 이 복잡한 사고 회로를 가진 인간의 또 다른 모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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